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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ippets : 한국 경제 진단과 처방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김 레인 2021. 1. 1. 23:55

한국 경제 진단과 처방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경제이론의 흐름을 아주 간결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이전에 누군가가 '경제학 입문서로 무엇이 좋을까'라고 물을 때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추천해주었다.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이 책을 추천하련다. 지금 현실에 비추어 가장 필요한 경제이론만을 골라,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게 해석해준다.
아래는 내가 이책을 읽으면서 체크한 부분을 거의 그대로 옮겨둔 것이다. 마치 개발자의 snippets 처럼... 
내용 요약보다는 (내 눈에) 아름다운 문장 위주로 골랐으니, 독서 감상문을 목적으로 하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프롤로그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사람은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방식을 답습하려는 성향이 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과신해서 다른 것을 보지 않는 것이 '오만'이고, 다른사람의 말은 틀렸다는 선입견으로 아예 듣지 않는 것이 '편견'이다. '오만과 편견'이야말로 경제 정책 입안자들의 귀를 막고 눈을 멀게 하는 주범이다.

경제학자 7인의 혜안을 빌리다

1장 : 재벌, 개혁 대상인가 성장 엔진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 Ronald Coase

재벌을 바라보는 두 시선

황금알을 낳는 거의 vs 사라져야할 공룡

접점을 찾지 못하는 평행선

더욱 고이는 재벌 문제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국형 재벌'

대형화, 다각화는 기업 진화의 귀결

한국 재벌만의 독특한 문제점

이른바 황제 경영이라고 비난받는 오너나 오너 일가의 전횡적인 경영 문제는 우리나라 재벌에만 존재하는 고유의 문제라 할 수 잇다

재벌을 겨누는 두 가지 칼 끝

'문어발 기업 경영'과 '규모의 경제'는 한 동전의 양면이고, '황제 경영'과 책임 경영'은 또 다른 동전의 양면이다.

장점과 단점은 시간에 따라 변한다.

 

로널도 코스의 생각

기업을 해부하다

기업은 효율적인 자원 배분 시스템

(코즈 이전) 마치 기업은 그림자로서만 현대 경제학에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가격 시스템이 자원을 배분하지만 기업에서는 '기업가의 판단과 명령'이 기업 내의 근로자, 자금 등의 생산 요소를 배분하는 메커니즘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왜 기업에서는 가격 시스템의 역할을 기업가가 대신하는 걸까.

정부 개입을 날카롭게 비판하다

그러나 정보 개입이 정답일 때도 있다

코즈에게 정보 개입의 정당성은 이념과 이론의 문제가 아니고 현실과 정책 선택의 문제였다. 코즈는 결코 시장이 정부보다 우월하다는 선험적이고 원칙적인 선언을 하지 않았다.

코즈의 시각으로 재별 문제 다시 보기

재벌은 압축적 경제 성장의 산물?

코즈는 재벌의 출현을 어떻게 설명할까

코즈의 기업 옹호화 오늘날의 재벌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기업가의 역할

코즈도 기업가의 자원 배분 능력의 한계 때문에 기업의 규모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지 않는다고 보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재벌은 코즈의 예측과는 달리 그 규모가 무한정커지고 사업의 종류가 전혀 공통점이 없는 사업 분야로까지 다각화되고 있다는 점이세 예외적이다.

누가 진정한 기업가인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간의 정신을 이지, 이성을 상징하는 아폴론적인 것과 도취, 충동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을 대비했다. 슘페터가 강조하는 기업가 정신은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다.

왜 재벌이 문제인가?

재벌의 두 얼굴, 기업가 vs 자본가

영합 이전(zero-sum shift) vs 정합 활동(positive-sum make)

오너의 이익 vs 기업의 이익

거버넌스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재벌의 불법 행위는 두 가지다. 첫째는 사적인 이해 추구와 기업 이익의 사적 유용이다. 그룹 내에 전산 관리, 부동산 관리의 목적으로 계열 회사를 세우는 경우가 빈번하다. 전체 그룹의 가치와 효율성을 떨어지지만 오너 개인의 이해에 따라서 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계열사를 통해서 터널링(tunneling)이라는 부의 유용을 저지른다.
둘째는 불법적인 상속을 통한 경영권 유지와 탈세다. 이를 위해서도 계열 회사 설립이 악용된다. 계열 회사를 세운 후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구매 대금을 부풀려 이익을 이전한다. 계열 회사의 지분을 가진 재벌 2세나 3세의 재산을 축적해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렇게 축적한 작ㅁ을 종자돈으로 활용해서 핵심 계열 기업의 대주주가 되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확보한다.
이 두 가지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정부가 의지만 가지면 막을 수 있다. 현행법을 있는 그대로 적용해서 처벌하면 된다. 기업 이익을 빼돌리면 횡령죄나 배임죄를 묻고, 상응한 상속세를 내지 않으면 조세범으로 처벌하면 그만이다. 거버넌스를 고쳐서 풀 문제는 아니다.

진정한 기업가로서 재벌을 기대한다.

코스는 재벌을 옹호하지 않는다

재벌이 진정한 기업가로 변신하려면

어떻게 하면 재벌이 기업가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

기업가로서 혁신적 기업 활동을 하는 것보다 손쉬운 재산 축적의 길이 있다면 누가 기업 활동을 하려고 하겠는가?

5%의 지분을 소유한 재벌 오너가 95%의 다른 소유자들의 이해에 반하는 경영을 하는 것이 문제다.

기업가다운 오너가 이끄는 기업이라면 사이즈가 문제 되지 않는다.

2장 : 고도성장, 아직도 필요하고 가능한가

함께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 Joseph Schumpeter

성장 신화는 계속될 수 있는가?

달콤한 고도성장의 추억

폴 크루그먼의 아시아 경제 기적 비판

크루그먼은 '동아시아의 경제 기적은 영감(inspiration)이 아니라 땀(perspiration)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라고 격하했다.

장기 침체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각

마르크스 : 저성장은 초과이윤이 소멸되어 자본주의가 마지막 숨이 끊기기 바로 직전의 경제 상황이다.
케인즈 : 저성장은 수요 부족 때문에 불활으로 접어드는 경제 상황이다.
슘페터 : 저성장은 또 다른 혁신이 잉태되기 직전의 일시적인 상황이다. 저성장은 혁신 효과가 잦아들면서 초과이윤이 사라지고 투자가 정체된 결과이다. 그러나 또 다른 혁신적이 기업가가 홀연히 나타나 저성장을 끊고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것이다.

원스 어게인 아니면 네버 어게인?

케인즈식 경기 부양책으로 성장률을 올릴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떤 해법을 찾아야 할까?

이 장에서는 혁신적인 기업과 기업가의 역할을 강조한 경제학자 슘페터에 주목한다.

혁신 전도사 슘페터

시대를 지나치게 앞서간 경제학자

혁신이 경제를 살아 움지이게 한다

슘페터는 수요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수요를 창출한다고 보았다.

또한 슘페너는 모험 자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실패를 통해 배운 자본주의의 본질

열린 사고로 경제를 바라보다

불황이 혁신을 만든다

왜 경제의 성장판은 닫히고 있는가?

저성장이 뉴 노멀?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거리지만, 더 우려되는 것은 낮은 인구 활용도다. 우리나라는 직업 간 보상 격차가 매우 크다. (중략) 이렇듯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니 경제활동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지방 기업과 중소기업 등은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우리나라의 노동 공급을 제약하고 있다.

투자할 데가 없다

정체된 생산성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경제가 고도성장하면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증가해서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과거처럼 견고하지 못하다. 전 세계적으로 GDP 증가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기대가 깨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소위 '고용없는 성장'의 문제다.

GDP는 경제 발전의 정확한 신호등인가?

행복은 시험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GDP는 틀렸다, 왜?

위대하지만 진실과 먼 단순함

신호등이 고장 나면 나타나는 현상들

서비스업에 비하면 제조업의 고용은 증가하는데 한계가 있다. 오늘날과 같이 기술 발전으로 자동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사실 GDP의 잘못은 아니다.

GDP를 기본으로 하되 높고 낮음에 집착하기보다는 GDP의 구성 내용과 질적 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새로운 경제 지표의 모색

통계는 우리의 생각의 틀과 가치관을 결정한다.

'행복 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자

저성장은 위기이면서 기회

고도성장이 해답이 아니다

경제 성장은 개인을 행복하게, 사회를 번영하게 해주는 모습이어야 한다.

현실적인 방법은 GDP를 나침반 삼아서 운행하지만, 동시에 각종 보조 수단을 통해서 우리의 운항 방향이 올바를지 항상 점검하는 것이다.

최근에 가장 자주 거론되는 문제점이 소득 분배다. 폴 새뮤얼슨은 '행복=소비/욕망'이라는 간단한 공식으로 행복을 정의했다. (중략) 공정한 소득 분배를 통한 양극화 해소가 국민행복에 있어 중요한 이유다

소득 분배와 긴밀하게 연결된 이슈가 일자리다.

이처럼 삶의 질에 대한 평가를 중시하면, 실업을 중요한 경제 지표로 여기게 된다.

3장 : 과소비가 문제인가, 저소비가 문제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John Kenneth Gallbraith

현대 경제의 딜레마

구성의 모순에 빠진 경제

가계는 과소비 때문에 문제고, 전체 경제는 저소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성의 모순(fallcy of composition)이라는 경제학 용어가 딱 들어맞는다.

대세가 된 최저임금 인상

소비 진작으로 경기를 살린다?

GDP에서 차지하는 민간 소비 비중은 1990년대에는 평균 59.1%였으나 2010년 이후에는 절반에는 미치지 못하는 49.4%까지 줄어들었다.

소비자 주권의 창시자, 갤브레이스

풍요 속의 상대적 박탈감을 고발하다

갤브레이스는 광고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재화나 용역을 과도하게 소비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공공재는 과소 소비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사회적으로 자원 배분이 왜곡되고,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개인들의 과소비라고 진단했다.

"어떤 가족이 냉난방 장치와 파워 조종 장치, 파워 브레이크를 갖춘, 색깔도 화사한 자동차로 소풍을 떠난다. 하지만 도로는 엉망이고 광고판들 때문에 경치가 보이지 않는다. 예쁘게 포장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온 도시락은 더러운 개천가에 차를 세우고 먹어야 하고, 공중위생을 위협하는 공원에서 밤을 보낸다."

소비가 광고에 의해 영향을 받는 현상을 '의존 효과(dependence effect)'라고 했다. 의존 효과로 인해 민간 부문의 재화와 서비스는 필요 이상으로 공급되는 반면에 공공 부문의 재화나 서비스(사회 간접 자본, 공공시설 등)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조세에 대한 불만으로 계속해서 부족해진다.

소비자는 광고의 노예

상대적 빈곤과 정부의 역할

갤브레이스는 「풍요한 사회」에서 풍요한 사회가 가져오는 어두운 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갤브레이스에 따르면 풍요한 사회는 생산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통념이 지배한다. 그는 재화가 풍요한 미국 사회에서는 재화를 생산하는 것보다 정부의 역할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업의 광고로 과소비가 조장되고 소비자 주권이 사라진 상태에서 정부가 일종의 균형자로서 길항력(countervailing power)을 발휘해야한다고 보았다.

개인은 과소비, 거시경제는 저소비

소비는 경제의 평형수

민간소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의 경우 70%, 대다수 선진국은 60% 내외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50%를 밑돈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뿐만 아니라, 소비는 (투자나 수출과 비교할 때) 부가가치 창출렬이나 고용 유발 효과가 더 크다. (중략) 다시 말해 소비는 성장률을 높이고 고용을 늘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투자나 수출은 대내외 경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소비는 이들보다 안정적이다. 대내외 부문의 충격을 완충시켜서 경기 본동 폭을 줄이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의미다. (중략) 그러므로 우리의 경우 특히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의 안정적인 증가가 요구된다.

과소비를 조장하는 것들

경제학자들이 보는 과소비의 원인

톱니효과로 인해서 소비는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소득이 없으면 소비도 없다

개인들의 저축률을 보여주는 지표로 가계 순저축률이 있다. 1990년대 20% 가까이 되었던 가계 순저출률은 2000년대 들어 평균 4.8%로 급격히 떨어졌으며, 2010년 이후에도 평균 5.0%로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다. 이렇게 가계 순저축률이 낮아지면, 소득 증가율보다 소비 증가율이 높아서 저소비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야 하는데, 현실은 반대다.

우리 기업들의 사내 유보율은 2000년대 초반 89% 내외 수준이었으나, 2005년에 90%를 넘기더나 2014년에는 95%까지 높아졌다. 기업이 이익을 배분하기보다는 기업 내부에 남기는 비율을 높이고 있다.

노동 소득 분배율은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 1998년 80.4%에서 2000년 75.4로 낮아졌으며,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는 70.9%까지 하락했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60% 후반대로 하락해 2011년 67.6%, 2012년 68.1%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다.

가계 소득 분배율은 2000년 72.0$에서 2014년 65.7%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중에 OEDCD 국가들이 평균 0.3%p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기간 금융위기를 경험한 미국은 3.5%p 상승했다. (중략) 반면 가계소득과 달리, 기업소득의 비중은 2000년대 들어서 높아지고 있다. (중략) 2000년~2013년 기간 중에 우리나라 기업 소득 분배율은 5.7%p 상승한 데 비해서 OECD 평균은 0.3%p 상승하는데 그쳤다,

노동 소득 가운데 특히 자영업자의 영업 이익 감소가 큰 요인이 되었다.

미래가 불안하면 소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출산 인국가 가장 많았던 해는 1971년이고 이들이 47세가 되는 해는 2018년이다. 우리나라의 소비는 2010년에 정점에 달해 2018년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다가 그 이후에 인구 절벽의 영향으로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 불균형도 소비를 줄인다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미국의 경우 소득 분배가 상위1%에 집중되면서 소비 수요가 줄어들어 이를 만회하기 위한 FRB의 저금리 정책이 불가피했고, 이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고 경기나 살아난 듯 보였으나, 결국은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과소비와 저소비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가난한 개인은 소비할 수 없다

특히 가계부채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택 담보 대출은 우리의 특수한 사정 때문이다. 모기지 금융이 발달하지 않아서 집을 사려면 한꺼번에 집값을 지불해야 하므로 은행 대출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소위 '가계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138&로 높아졌다. 일본과 미궁의 경우 각각 129.2%와 114.1%-이고, OECD 평균은 133.5%dlek.

문제는 기업 투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 Lock)은 2016년 5월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블랙록은 최근의 기술 트랜드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바뀌면서 산업 구조를 시급히 바꿔야 하는데 한국은 변화속도가 더디다고 지적했다. 국내외적으로 서비스 산업은 우리에게 미래 일자리의 보고다.

차라리 정부가 소비하고 투자하라

4장 : 인플레와 디플레, 우리는 누구와 싸워야 하나

함께한 경제학자: 윌리엄 필립스, Willian Phillips

지금은 인플레이션 시대? 디플레이션 시대?

인플레, 고도 성장의 그림자

인플레는 항상 나쁘다는 고정관념

한국은 디플레의 안전지대?

위리엄 필립스의 생각

실업과 인플레이션의 관계를 발견하다

스태그플레이션과 필립스 곡선의 수정

필립스의 정책 처방

필립스의 변명

디플레이션이라는 낯선 불청객

단골손님 인플레

낯선 불청객이 찾아오다

1930년대 미국 대공항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우리 경제는 디플레의 안전지대일까?

물가가 이상하다

최근 우리나라도 낮은 물가 수준이 지속됨에 따라서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 기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일단 발생하면 대책없는 디플레

어빙 피셔는 1930년대 대공황을 직접 경험하면서 부채-디플레 이론을 내놓았다. 그는 "디플레가 달러로 표시된 실질 부채를 증가시키면서 소비 및 생산 축소 등을 초래하여 디플레가 더욱 심화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과도한 빛이 신용 거품의 붕괴로 이어지는 과정이 디플레라고 본 것이다.

피셔는 경기 호황기에 가계와 기업에서 과잉 부채(over-indebtedness)가 발생하는 이류를 사람들의 심리에서 찾았다. 경기가 좋을 때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사람들의 기대와 환상이 과잉 차입(over borrowing)을 초래한다. (중략) 빛이 무한대로 늘어나지는 못한다. 빛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경계의 심리가 생기고 청산과정으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경기가 위축되고 디플레가 시작된다.

불황을 피하는 방법은 없는가? 피셔는 과잉 부채 청산 과정에서 오는 디플레를 극복하려면 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서 인플레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를 일으키면 가계나 기업의 실질 부채가 줄어 부채 청산 과정에서 오는 불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는 "과잉 부채의 해소 과정이 금융 위기 촉진제(the financial accelerator)다."라고 주장했다.

디플레에 맞설 용기와 지혜

인플레라는 유령과의 작별

일단 한번 유동성 함정에 빠지면 통화정책 수단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

이러한 일부 품목의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과 인플레로 이어지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진화에 나설 일이 아니다. 비축 물자 방출, 수입 촉진, 유통 개선 등 물가 당국의 미시적인 대응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미리 대비하자

크루그먼은 "불황 뒤에 돌아오는 것은 건강한 경제가 아니라 만성적 질환이 있는 경제였다."라고 말했다.

5장 : 조세와 부채,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로버트 배로, Robert Barro

모든 정부의 공통적 고민 하나

결국 조세 아니면 부채

재원 조달을 고민하지 않았던 이유

이제는 우리도 재정을 걱정할 때

최근 들어 인구가 급격히 고령화하고 생산성도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크지 않으며 복지 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고용 증가와 세수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기미가 엿보인다.

소규모 개방 경제인 우리의 경우 기축통화를 가진 선진국처럼 국가 부채 비율을 느슨하게 관리할 수 없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패닉을 조장해 대외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선택의 기준이 있기나 한가?

국가 부채 비율이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는 적절한 기준인지도 의문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국제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국가 부채 비율이 없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이 비율이 200% 를 넘는데도 문제가 없고 일본 국채는 여전히 시장에서 원활하게 소화되고 있다. 반대로 스페인은 국가 부채 비율이 일본의 1/3 수준인 80%에 불과한데도 국채 금리가 8% 이상으로 급등하고 국가 채무 불이행의 의혹을 사는 홍역을 겪었다.

로버트 배로의 생각

세금과 부채를 선택하는 기준을 세우다

리카도를 넘어서다

사실 세율 인상은 장기적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노동의욕을 감소시키거나 민간의 가처분 소득을 줄여 자칫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다시 경기 침체는 부메랑처럼 미래의 세입 감소를 초래한다. 장기적으로 정부가 부채 증가를 감당할 능력이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세율 인상보다 채권 발행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편이 더 유리할 수 있다.

현실은 이론과 다르다

국가 부채의 '마지노선'을 사수하라

국가 부채는 왜 자꾸 늘어날까?

왜 정부는 세금을 늘리지 않고 국채를 발행할까? 그 이유는 '조세 평탄화 이론'과 '정치적 예산 순환 가설'로 설명할 수 있다.

국가 부채의 마지노선

정부가 넘지 말아야 할 국가 부채의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일까? 일본은 국가 부채가 GDP 대비 200%가 넘는데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리슨 100% 수준의 국가 부채로 엄청난 재정 위기를 겪었다.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들은 국가 부채 비율이 훨씬 낮은 수준에서 국가 부도 사태를 맞곤 했다. 1982년 멕시코는 국가 부채 비율 42% 수준에서 국가 부도 사태가 발생했다. 2001년 아르헨티나는 국가 부채 비율이 50%를 약간 상회할 때 부도가 발생했다. 국가 부채 비율의 마지노선은 국가마다 다르다. 그리고 한 국가에서도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밖에 없다.

국가 부채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현실적으로 중요하고 근본적인 질문은 "국가 부채 비율이 높아서 경제 성장이 안 되느냐?" 아니면 "경제 성장이 안 되니까 국가 부채 비율이 높으냐?"하는 것이다. (중략) 2013년 듀크는 국가 부채 비율이 직후 3년의 경제 성장률과 연관이 높은지 아니면 직전 3년과 연관이 높은지를 분석했다. 결과는 직전 3년의 경제 성장률이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즉 국가 부채 비율을 경제 성장의 원인이 아니고 결과일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은 재정 위기로부터 안전한가?

국가 부채 비율, 수준은 낮지만 올라가는 추세

1987년은 재정 수지 측면에서 의미심장한 해다. 1987년에 최초로 재정 수지가 흑자를 보였고, 이후 재정 수지 흑자 기조가 정착되었다. 다만 1991

1992년 지방자치제도 도입, 1997

1998년 외환위기 그리고 2008년 이후로는 글로벌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로 재정 적자가 불가피 했다. 최근의 두 차례 위기로 국가 부채 비율이 높아졌다. 1970년대 초에 19%에 불과했던 국가 부채 비율이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10년에는 34'5까지 증가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하여 적극적으로 내수를 진작하는 과정에서 재정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 부채 비율이 낮은 이유

미래의 재정 위험 요인

공공기고나의 부채 비율이 200%에 이른다. 이러한 부채 증가는 주로 정부의 정책 사업과 공공요금 관련 사업 수행 과정에서 발생했다.

건전 재정에 대한 발상을 전환하자

우리 재정도 더 이상 화수분이 아니다

국가 부채 비율이 곳간을 지켜줄 수 있을까?

국가 부채 비율이 확실한 재정 준칙으로 작동할 것인가? 과거 우리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회의적이다. 지켜야 할 국가 부채 비율이 정해지면 선택지는 둘이다. 재정 지출을 줄이든지, 세금을 올리든지. 하지만 우리가 보아온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둘 가운데 하나가 아닌 제3의 길이 선택된 것이다. 이래저래 국가 부채 비율을 맞추려고 궁리하다가 그래도 방법이 없으면 국가 부채 비율 (목표) 자체가 수정되었다. 늘 그랬다. (중략) 한 예로 2012년에 정부가 전망한 2016년의 국가 부채 비율은 28.3%였다. 그러나 불과 4년 뒤인 2016년의 국가 부채 비율은 39.3%로 수정되었다. 무려 10%p가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에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내수와 수출이 침체해 경제 성장이 저조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수정된 편차는 지나치게 크다.

국가 부채 비율을 재정 준칙으로 삼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국가 부채 비율이 40%를 넘어서도 무방한데, 50%는 안된다는 논리적 근거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한 지출인가에 따라 선택하자

무엇을 위한 지출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따라서 조세냐 부채냐를 선택하자. 예를 들어 복지 지출은 항구적인 지출인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소요 재원은 국채 발행보다는 세율 인상을 통해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략) 반대로 경기 진작을 위한 지출은 경기 상황에 따라서 규모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따라서 이를 위한 재원은 세수 증가가 아니라 국채를 발행해서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정 준칙은 느슨해도, 그렇다고 너무 옥죄어도 문제다.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면서, 단기적인 경기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무리한 목표치를 설정하거나 경기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인 준칙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6장 : 재정은 언제나 준비된 구원 투수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리처드 칸, Richard Kahn

재정 정책을 둘러싼 논쟁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아빠와 엄마의 역할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다.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경우가 정부 지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국채를 발행하면 채권 가격의 하락, 즉 이자율의 상승을 초래한다. 국채 발행이 이자율 상승을 초래해서 민간의 소비와 투자가 줄어드는 구축 효과 (crowding-out effect)를 발생시킬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발행한 국채를 중앙은행이 인수해 준다면 이자율 상승을 막고, 당초 정부 지출의 정책적 목표는 달성된다.

정부는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는가?

케인시안은 소위 '유동성 함정' 때문에 통화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본다. (중략) 더 나아가서 설사 이자율이 내려가더라도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이자율보다는 기업가의 '동물적 직감(animal spirit)'이다. 결국 통화 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본다.

통화론자들은 통화가 중요하지만 룰에 따라서 통화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라고 처방한다. 그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프리드먼이 말하는 '샤워실의 바보'이다. (중략) 또 다른 이유는 합리적 기대 때문이다.

위기 때마다 등판하는 구원 투사

하지만 정말 구원 투수답게 위기 극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 중이다.

리처드 칸의 생각

스승 케인스를 온몸으로 방어하다

케인스 일반 이론의 필살기가 된 재정 승수

케인스와 하이에크가 가장 큰 견해 차이를 보인 부분은 불황의 해법이 국가냐 시장이냐 하는 부분이었다. 케인스는 정부가 공공사업을 통해서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보았다. 케인스는 경제의 전반적 수요를 높이기 위해서 정부가 돈을 써서 도로 건설을 비롯한 공공 토목 공사를 벌여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서 하이에크는 정부가 간섭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경기 순환도 없어질 것이고 불황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인스는 재정 지출을 강조했지만, 한 나라의 고용과 산출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정부가 대공황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재정 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한다면 과연 그 효과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히 설명하지 못햇던 것이다. 이때 칸은 정부가 비록 빌린 돈이더라도 투자를 하면 실업을 해소하고 빠른 시간 내에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는 논리를 케인스에게 제시했다.

승수 이론을 통해서 비로소 케인스는 정부 사업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었다. 정부 사업을 고용 증가와 새로운 지출을 낳아 임금을 비롯한 소득을 발생시키고, 이로부터 새로운 구매가 유발되어 이 구매가 다시 고용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재무부의 견해'에 맞서다

케인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영국 정부는 부채를 통한 재정 확대 정책을 채택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를 적자 지출로 이끈 것은 케인스의 논리가 아닌 전쟁이었다.

왜 재정 승수가 중요한가

재정의 효과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재정 승수는 불변의 수치가 아니고 수시로 변한다. 재정 승수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대체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경제적 상황, 둘째, 재정 지출 유형(감세냐 재정 지출이냐), 셋째, 재정 지출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다.

우리나라의 재정 승수는 얼마?

미국과 일본 등 내수 위주의 대규모 국가의 재정 승수가 상대적으로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 재정 승수가 그 이전에 비해서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재정 지출 승수는 0.552~1.1192로 추정된다. 중앙값만 보면 다른 주요국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에 최대값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재정 지출 승수는 미국보다는 작고 일본, 핀란드와는 비슷했다.

배로, 재정의 승수 효과는 없다

그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이 밑지는 장사라고 비판하면서 정부 지출이 소위 '공짜 점심'이 아님을 강조했다. 확장적 재정 정책보다는 소득세율 및 법인세율 인하가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재정 승수와 IMF의 오락가락 처방

2012년 10월 9일, IMF는 전 세계적으로 재정 승수의 평균치가 기존의 0.5가 아닌 0.9

1.7이라고 발표했다. 재정 승수가 지금까지 0.4

1.2 정도 과소평가되었다는 것이다. (중략) 기존 예측에 실수가 있었다고 자인한 셈이다. 스페인의 예를 들어보자. 기존에 재정 승수를 1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1.5라면, 스페인 정부가 재정 지출을 GDP 대비 3% 긴축하면 GDP는 4.5% 감소한다. 차이가 무려 1.5%p다. 이는 IMF의 성장률 전망치로는 엄청난 오류다.

위기마다 구원 등판하는 재정 정책

케인스, 구세주의 강림

대공황 직후인 1930년 케인즈는 「화폐론」을 내놓았다. 이 책에서 케인스의 이론은 대공황을 설명하지 못했다.

실제 뉴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 케인스가 한 역할을 미미했다. 케인스의 이론이 나오기 전에 이미 미국의 재정 적자는 현실화되어 있었다.

대공황에 대한 구체적인 치유책도 케인스가 새롭게 제안한 것이 아니었다. 후버 대통령과 그를 이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회 지출 사업에 케인스는 조언자로서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사회적 필요에 의해 다향한 치유책들이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사후적으로 케인스는 이들 치유책이 적절하다고 훈수를 두었을 뿐이다.

마침내 1936년 케인스는 「일반이론」을 발표했다. 케인스 혁명의 시작이었다. 케인스는 갈팡질팡하던 재정 정책에 대해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적자 지출의 유효성을 의심하던 사람들에게 확신을 주었다.

스테그플레이션과 케인시안의 퇴각

케인시안 쇠퇴의 가장 큰 이유는 경제학의 주요 관심사가 실업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이다. 장기간의 호황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은 저절로 케인시안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켰다.

(프리드만) 그의 정책 처방은 실제로 정부 정책으로 채택되었고, 인플레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와 케인시안의 부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해서는 우선 돈을 풀어서 기업이 제대로 투자하고 국민이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유로존 재정 위기로 강판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자체가 그 이후 뒤따라 발생한 유로존 재정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유로존 재정 위가 촉발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렇게 재정 지출을 늘려서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 적자가 증폭되고 국가 부채가 급증했다.

유로존 재정 위기를 계기로,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빚부터 줄여야 한다는 위기 탈출 해법이 힘을 받게 되었다.

그리스, 이탈리아 등 고부채 국가들이 재정 위기에 처하자 중장기적인 국가 부채 축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

재정 정책에 대한 논쟁은 영국의 경기 회복을 둘러싸고 2015년에 다시 점화되었다. 영국 경제가 2013년 이후부터 회복세로 전환된 것이 영국 정부의 긴축 기조에 기인한 것인가를 놓고 논정이 벌어진 것이다.

재정은 마법 지팡이가 아니다

재정 지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케인시안은 두 가지 생각을 공유한다. 첫째, 경제는 스스로 완전 고용에 도달(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둘재, 정부 지출은 경제를 활성화시켜서 완전 고용에 이르게 하는 유용한 정책 수단이다. 케인시안은 총수요가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원천이며, 완전 고용을 정부 지출의 도움이 있어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재정 지출 승수가 1보다 작다고 해서 정부가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재정 승수가 1보다 크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정부 지출을 늘려도 된다는 것도 아니다.

지출을 통해서 정부가 할 일은 많다. 내수를 진작해서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한다. 소득 재분배 효과가 큰 지출을 통해서 사회적 취약 계층을 보호한다.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서 어려운 기업들을 지우너한다.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이다. 문제의 핵심은 어떻게 재정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가, 어던 정책 목표를 달성할 것인가, 어디에 지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정부 지출을 늘릴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고민 외에도 정책 담당자가 결정해야 할 선택은 많다.

승수 외에도 예산을 배분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하지만 경제 활성화의 목적으로 내수를 진작하는 재정 지출이라면 될수록 높은 재정 승수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바람직하다.

제3의 길, 구조 개혁을 통한 체질 개선

우리나라의 경우, 통합 재정 수지로 보나 국가 부채 비율로 보나 지표상 재정 건전성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아직까지 양호한 수준이다. (중략) 하지만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감안해서 다른 국가들보다 더 보수적으로 신중하게 재정 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근복적으로 다른 선진국만큼 국가 부채를 높여서는 안 된다. 우리경제는 소규모 개방 경제 이기 때문에 대외 지표가 악회될 경우, 국가 신용도가 급속도로 위태로워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성장 잠재력의 하락은 수요 관리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다. 피로회복제를 마시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체력 고갈을 막을 수 없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고 건강을 지켜야 한다.

재정확대로 우려되는 것은 재정 건전성 악화만이 아니다. 민간 부문의 위축이 근본적인 문제다.

장기적으로 구조 개혁의 성과는 국민 모두가 나누게 되지만, 희생은 누군가가 또는 어느 계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담하게 된다. 사회 구성원, 구성 집단, 각 세대 사이에서 대화와 조정이 필요하다. 정치가 필요한 이유다.

7장 : 어떻게 좋은 경제 정책을 만들 것인가

함께한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 Daniel Kahneman

좋은 정책, 안 만드나 못 만드나?

정부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

경제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

"눈 오는 날 고속도록 요금을 올려야 할까요, 내려야 할까요?" 재미있는 겨로가가 나왔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통행료를 올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일반인들은 내려야 맞다는 대답이 다수였다. (중략) 그렇다면 이렇게 경제 전문가들과 비슷하게 생각하게 된 나는 이제 더 좋은 경제 정책을 만들 자질을 갖춘 것일가? 아니면 직업병에 걸려 대중과 한참 괴된 것일까?

나쁜 정책 입안자, 무지한 정책 입안자

정책은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

경제학은 '경제'와 관련된 사회 현상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이해하는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경제학을 '사고의 틀' 이상의 것, 즉 '처방을 위한 기술(technique)'로 오해하고 있다.

대니얼 카너먼은 "역사할자들은 특정 분야를 연구하는 동시대의 학자들이 그들의 연구 주제에 대해서 공통의 가정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언급했다. 오늘날의 경제학자들도 카너먼이 말하는 '공통의가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구의 대상인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 일종의 동일한 직업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

경제학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다

카너먼의 훌륭한 점은 인간이 반복해서 저지르는 비합리적 판단의 증거를 수집하는 데에서 나아가, 비합리성 자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비합리적인 행동조차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도록 체계화했다는 데에 있다.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다' 정말 그럴까?

튤립 버블

주식시장의 캘린터 효과

양떼 효과
시장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면 개별 투자자들은 분석을 포기하고 "남들이 팔 때는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타인들의 결정에 올라탄다.

주연 시스템1, 조연 시스템2

사람들의 인지구조는 이중구조(dual process model)로 되어 있으며, 시스템1과 시스템2는 서로 다른 속도와 합리성을 가지고 각자 다르게 행동한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완전히 옳지도 않지만 마구잡이도 아닌, 나름의 방향성을 가진 편향된 사고를 하게 된다.

문제는 사람들의 뇌는 기본적으로 매우 게으르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사용하는 데 별다른 에너지가 들지 않는 시스템1이 항상 먼저 작동하기 마련이다. (중략) 시스템2는 필요한 경우에만 소환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먼저 시스템1로 전체적인 인상이 결정되고, 그 이후에 시스템2가 작동한다.

전문가가 경계해야 할 시스템1

전문가의 직관(expert intuition) : 일반인들의 직관과 비교한다면 이미 합리적 분석을 거쳐 나온 결과를 반복적으로 학습함으로써 보다 정확해진 직관이다.

정책 고객들이 자신과 과연 동일한 사고를 할 것인지는 물론, 현시점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들을 충분히 반영해서 시스템1을 수정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ㄹ은 자기도 모르게 편향된 사고를 저지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정책 담당자라면 의도적으로 자신의 시스템1을 의심하고 시스템2를 가동할 열정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카너먼의 시각으로 비합리한 정책 걸러내기

정책 담당자 또한 비합리적이다.

정책의 대상인 경제 주체들이 비합리적이라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책 입안자가 자신도 비합리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사례1: 존재하지 않는 인과 관계를 믿는다
시스템1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말이 되도록 해주는' 쉬운 증거에 집중하고, 눈에 바로 보이지 않아서 노력해야만 찾을 수 있는 증거들은 무시한다는 점이다.

무엇이든 '말이 되는' 상태를 만들어야 우리 뇌는 편안함을 느낀다. 주어진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인과 관계를 구성해버린다. 카너먼은 이런 현상을 '점화 효과(Priming effect)'라고 불렀다.

실제 경제학에서 가르치는 수학과 통계 기법들은 방대한 정보를 활요해서 정확한 인과 관계를 도출해내기 위한 목적이다.

공무원들이 자신의 경험에만 근거해서 인과 관계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사례2: 프레임에 포위되다
카너먼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포장한 두 질문 중) 특정 하나에 긍정적으로 답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실험에서 발견 했다. 똑같이 5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실패해서 잃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가격을 지불한 것으로 포장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프레임을 풀고 시작하거나, 현상에서 가장 적합한 프레임이 무엇인지를 먼저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3: 사람들은 줬다 빼앗는 걸 가장 싫어한다
준거점(reference point)

기준점의 영향력을 감안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면, 같은 양의 이익이 증가하는 경우보다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에 효용이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카너먼은 이러한 현상을 손해 기피적 성향(loss aversion)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줬다 빼앗는 것을 가장 싫어하며, 한편으로 손실을 발생시키는 경우 다른 한편으로 동일한 금액을 제공한다고 해도 완전한 보상이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사례4: 익숙한 것들과 헤어지기 어렵다
언론은 어떤 사실을 전달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어떤 사건이나 정책의 중요도를 대폭 축소해버릴 수 있는 힘이 있다.

어떤 내용을 전달할지 아니면 안 할지 못지 않게 전달 빈도가 때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카너먼은 사람들이 특정한 정보에 잦은 빈도로 노출되면 그 정보를 더 믿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억 속에서 얼마나 친숙한가를 토대로 특정 사건의 가능성을 판단하려는 인간의 이러한 경향을 카너먼은 '가용성 편향(availabiltiy bias)'이라고 불렀다.

게다가 언론은 같은 빈도로 뉴스를 내보내는 경우에도 또 다른 방식으로 기사의 신뢰도에 차이를 부과할 수 있다. (중략) 글자와 배경 사이의 대조를 최대한 명확하게 하고, 고품질의 종이를 사용하며, 중간 색조보다 파랑/빨강 같은 원색을 사용하는 경우 사람들은 더 쉽게 믿었다.

행동경제학의 발견을 통해 볼 때 특히나 중요한 것은 내용의 정확도 뿐만 아니라 전달되는 방식과 빈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좋은 정책 담당자가 갖추어야 할 자격

전문성 vs 건전한 상식

개인 차원에서는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조직 차원에서 다양성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여러모로 생각할 시간을 주면.,....

똑독한 1인 vs 집단 지성

적대적 협력(adversarial collaboration)

카너먼은 클라인의 성향을 비판하기보다 오히려 직관의 경이로움과 결함을 구분하는 경계의 지도를 함께 그려보자고 제안했다.

절차라는 안전망을 튼튼히 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간담회 구성 시 빠지는 존재가 있다. 바로 소비자 대표다. 어떠한 정책이 수립되는 소비자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눈앞에 보이지 않아 종종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남편과 아내에게 각각 쓰레기 버리기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물었을 때 응답한 기여율의 합의 대부분 100%가 넘는다고 한다.

회의에서 한 번은 무조건 반대의 의견을 내야만 하는 레드맨(red-man)

고의적으로 반대 의견만 내는 '전문적 반대자(Devil's Advocate)'

정책의 핵심은 인센티브 설계

사람들에게 약간의 노력으로 달성할 수 있는 보상을 금연 기간 중간 중간에 지속적으로 제공해서 보다 쉽게 금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인들이 알아서 시스템2를 활요하는 데 시간과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또 정부 정책이 정책 고객들의 선택의 여지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강압하는 것만 아니라면, 정책 고객들을 위해서 보다 쉽게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좋은 경제 정책을 희망하여

어제의 성공이 오늘의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

특히 과거의 일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카너먼은 이를 '후편향(hindsight bias)'이라고 불렀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2008년 글로벌 금유 위기가 일어날 거라고 내 진작 알았지."라고 말하지만, 당시에 글로벌 금융 위기를 실제로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정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과거에 성공했던 정책이 또다시 종전처럼 정책 효과를 낼 가능성이 급속히 줄어든다."

저금리로 유동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정부의 저금리 정책 자금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저금리가 더 이상 투자를 유인하는 확실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데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욱 급격하게 줄면서 경상수지는 흑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과거의 정책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과거 경험칙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정책은 그래서 위험하다.

정부 정책의 중요한 역할은 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머리

시스템2를 충분히 활요할 수 있는 냉철한 지성과 함께, 보통 사람들의 시스템1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

케인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제학자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훌륭한 경제학자가 되려면 일정 수준의 다양한 재능을 겸비해야하 한다. 수학자, 역사가, 정치가,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상징을 이해하고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보편적인 것에 비추어 특수한 것을 생각해야 하고, 추상과 구체를 동시에 고려하면서 다루어야 한다. 미래를 지향하지만, 과거에 비추어 현재를 연구해야 한다.

에필로그

xxx의 근거로 통계자료를 내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숫자로 나타나는 공식 통계는 이론이고,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현실이다. 통계는 이런저런 이유로 변명할 수 있지만 현실은 외면할 수 없다.

참고문헌